둘례씨의 팔순여행 190323 팔순
23일엄마의 생일파티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를 드문드문 보았다.
시계를 잘 못맞춰 젊은 한지민이 나이든 김혜자가 되는...언젠가 시계를 맞춰 다시 한지민으로 되돌아가는 그저그런 판타지 내용이겠지 싶어 보다말다 그랬다.
엊그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을 보다 김혜자가 알츠하이머였다는, 그래서 한지민이 과거였다는 결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의 독백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나는 어느새 엄마의 나이가 되어있었다.
사진 속 엄마가 나인듯 느껴져 엄마를 보는데 엄마는 이미 늙어있다. 언제가 늙은 엄마의 모습이 내 모습일거라는 상상을 하지만 막연하다.
치열했던 20대.
정신없던 30대.
상처투성이 40대를 살아 온 나에게 선물같은 여행이다.
몸은 지치고 마음의 여유는 없어 누군가를 챙기고 위로하는게 가능할까싶다.
그래서 엄마와의 여행이 조심스럽고 불안하다. 끊임없이 과거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조심성 없는 손길에 물건이 부셔지고, 얌전히 먹는다더니 흘리고, 쏟고, 이야기 도중 잘 못 알아듣고 다른 얘기 계속하고, 다른 사람을 참견하고 지적하고...하지만...눈치가 있어 빠질 때를 알고 부지런해서 주변을 정리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걸어 아픈 걸 몰라.
항상 편하지 만은 않을 텐데 편해 보이고 항상 행복하지 만은 않을 텐데 행복해 보이는, 그래서 더 안쓰러운 나의 엄마. 엄마는 이번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를 딸들과의 여행을 기대한다. 딸들을 걱정하며 부러 씩씩하고 용감하다.
엄마는 언제가 제일 행복했어?
지금! 지금이 너무 좋잖아~~
1초도 망설임이 없다.
행복하다는 엄마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엄마가 좋다. 나도...엄마처럼 나이들고 싶다.
엄마의 10대
엄마의 20대
스물넷의 신부
삼십대 다섯아이의 엄마
25주년 은혼식
육십대의 엄마
팔순 비비큐파티
미국산 소고기 먹기
엄마가 키운 외손자들
할머니와 셀카 찍기. 엉덩이 빼고 찍는건 기본.
뜨거운 고구마 먹기
이어진 생일케잌 축하파티
선물증정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